안녕하세요, 2010년 회장 09학번 이은영입니다.
이번 주 내로 수업 및 모임 참석 횟수를 정리하여 제명 주의 명단을 올리기로 했었죠,
그를 정리하고 확인하던 중,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수업 연결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업을 한 번도 안 하신 분,
수업을 했어도 공지를 확인하지 않아 웹일지를 올리지 않으신 분,
지금까지 모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으신 분,
혹은 단 한 번 나오셔서, 와서는 금방 가셔야 한다며 가시던 모임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으신 분,
필요한 모임 횟수만 채우고자 와서 앉아만 있다 가신 분,
읽고 계십니까?
제가 회장으로서 만들고 싶었던 참우리는
지금 현재도, 이후 여러분이 졸업했을 때에도, 결혼을 했을 때에도, 꽤나 나이를 먹어서도,
'나는 참우리인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참우리였습니다.
계속해서 모임에 나와주시는 선배님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이유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참우리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참우리에 너무나 큰 애정을 가져 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습니다.
그런 참우리를 만들어보고자,
부족했던 것 잘 알고 있지만 신입회원분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꽤나 노력했고,
너무 힘들고 피곤한 날에도 뒷풀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친목 모임을 하며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렇게 여러분이 참우리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가질 때 쯤,
시각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맹학생과의 수업에 대해서도 얘기하며 참우리의 정체성을 다지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 분이라도 더 참우리인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으시거나,
제명을 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제명이라는 극단적인 제도에 대해서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굳이 제명을 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동아리 분위기를 흐리기 때문에? 안 친하고 마음에 안 들어서? 임원단 권력이나 휘둘러 보려고?
동아리 분위기를 흐리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어느 정도 포함될 수 있겠군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제명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제명을 당하실 분들이 참우리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우리라는 시각장애인 학습 봉사 동아리에 들어와서, 참우리인으로서 하고 계신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맹학생과의 수업이요?
단지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하는 맹학생과의 수업이, 맹학생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하는 수업과, 마음으로 하는 수업을, 맹학생이 구분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자신과 수업을 한다는 것을 아는 맹학생은 좋은 마음으로 수업을 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맹학생과 수업하면서, 좀 더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본 적이 있는지 저는 참 궁금합니다.
맹학생과 수업하면서, 나의 맹학생을 보면서,
시각장애인에 대해서 좀 더 바른 이해를 하고자 노력하고 시각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은 있습니까?
제가 작년 간담회 때에 받았던, 아직도 기억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참우리라는 동아리가 왜 필요한지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바로 대답하지 못했고 일주일 내내 그 답을 생각해야만 하는 질문이었지만,
회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그 답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새기며 참우리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세미나 때도 말씀드렸지만, 참우리는 단지 시각장애인의 학습만을 도와주는 동아리가 아닙니다.
대학생 신분에서, 아직 누군가를 가르치기에는 많이 부족한 우리의 입장에서,
다른 학습에 관련된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맹학생과 수업을 하고 교류 모임을 하는 이유는,
맹학생들의 성적 향상 때문만은 아닙니다.
의식이 깨어있다고 하는, 지성인이라고 하는 대학생으로서,
시각장애인 학습 봉사 동아리라는 이름 하에 모인 우리로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큰 일은
우리부터 시각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바뀐 그 인식을 단 몇 명에게라도 알려주는 것,
시각장애인이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문제에 대해 단 몇 명과 함께라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시각장애인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아주 조금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참우리인의 일입니다.
부족한 우리가 참우리라는 이름 아래 모일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단지 봉사시간을 얻고 싶으신 분들은 참우리인이 아닙니다.
참우리인이 아닌 사람을 참우리라는 동아리 안에 남겨둘 수는 없기에 제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왔다가 진정으로 참우리에 애정을 가지게 되고 시각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진짜 참우리인이 되실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극단적인 말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봉사시간만을 원하신다면 다른 동아리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하다못해 사회봉사라는 교과목도 있습니다.
참우리라는 이름 아래서, 참우리인으로서 남아계시지 않을 것이라면 그만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전력만으로도 제명이 가능한 몇몇 분이 계십니다.
앞으로의 모든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제명할 수 있는 분도 몇몇 계십니다.
지금 당장 수업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제명을 당할 분도 몇몇 계십니다.
임원단이, 다른 참우리인이 생각하기에 참우리인이 아닌 분도 몇몇 계십니다.
수업과 모임 횟수가 아니어도,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모임 횟수가 부족하거나 수업을 하지 않아서 제명 주의 명단에 오르신, 혹은 제명 확정인 명단을 내일 올리겠습니다.
일주일의 기회를 드립니다.
참우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참우리인으로써 남고싶다, 적어도 참우리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만
일주일 내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노력은 억지로 해서 될 게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보시고,
그러나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노력한다면 진짜 참우리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하나의 의미있는 동아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극단적인 말투를 사용하여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었다는 것, 알고 있고 또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참우리에 전부를 쏟고 있는, 참우리가 의미 있는 동아리인, 몇몇 참우리인에게 주셨을 상처도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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