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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99년 1월 14일자 메거진X 1면 전면기사 - 참우리 시각장애학생교육 봉사동아리 - 언론에 비친 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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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참우리

언론에 비친 참우리

언론에 비친 참우리 - chamuri in the media
  • 신문이나 방송등의 미디어에서 소개된 참우리의 모습입니다.
  • 다양한 활동 및 참우리의 존재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1999년 1월 14일자 메거진X 1면 전면기사

                

                가르치냐구요? 우리가 배워요

                13년째 맹학생 학습지도, 10여개 대학 연합 동아리 "참우리" (글 : 차준철 기자, 그림 : 권혁재 기자)                 


                그들은 세상의 "작은 빛"이 되길 소망한다. 바람앞에 흔들리더라도 꺼지지 않는 등불같은.
                참우리, "참된 우리가 되자"며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13년째 맥을 이어왔다. 선생님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때로는 친구나 형제가 되면서, 현재 서울시내 10여개 대학 재학생 80여명이 소리 없이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을 개인별로 만나 과외수업 형태로 공부를 가르쳐준다. 원하는 과목과 시간대에 맞춰서 짝을 지어 1주일에 한두번씩 방과후 맹학교 교실에서 만난다. 고교생이 대다수지만 중도실명으로 만학의 길을 걷는 아저씨뻘 학생도 많다. 이들의 대학 진학에 보탬을 주는 게 1차 목표. 석달에 한번쯤 점자로 모의고사 문제지를 제작해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참우리 식구가 된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학기초 교내 게시판에 내걸린 모집공고, 친구의 권유, 호기심, 어릴 때 심하게 앓았던 기억..., 대개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베풀어 보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참우리 일을 하면서 점점 생각이 달라진다. 주는 것보다 배우고 깨닫는 게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맹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앞이 안보이는 사람'이란 고정관념에 꽉 사로잡힌 절 발견했어요. 혹시나 상처를 주는 말이라도 할까봐 괜히 조심스러워했지요. 그렇게 부자연스러울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 학생은 '눈'이 아니라 '느낌'으로 다 안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됐지요"(김현주 숙명여대 1학년)

                장애인에 대한 편견 극복이 우선 과제. "어쭙잖게" 공부를 가르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세상으로 향한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고 자꾸만 움츠려드는 사람들. 그들이 세상으로 한발짝씩 다가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솔직히 수업준비하기가 귀찮아서 가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수업을 빼먹은 적은 없어요. 책임 없이 어겨선 안될 약속이거든요. 날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내게도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주저없이 가는 거지요. 손끝에 피가 맺힐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맹학생을 보면서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배우고 있습니다"(김진미, 덕성여대 2학년)

                



                

                        
                                
                        맹학생들의 대학진학을 돕는 과외공부 선생님들. 점자 교재, 점자 문제지를 직접 만들어 쓰지만, 맹학생 수업은 서로 느낌을 주고받는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짬만 나면 대화를 나누고, 여름방학엔 손잡고 세상나들이도 한다. "가르치느냐구요? 아니요, 굽힐줄 모르는 의지와 겸손한 마음씨를 우리가 배우지요" 참된 우리가 되자, 참우리. 서울 10여개 대학생 80여명이 먼저 우리가 되고, 두 맹학교 학생들과 손을 잡고 더 큰 우리가 됐다.                         


                "네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을 돕는다고 나서느냐"며 시간 있으면 공부나 하라는 부모님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았다. "넌 참 좋은 일을 하며 사는구나"하는 친구들의 의례적인 칭찬도 달갑지 않다.

                "내놓고 자랑할 만큼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니예요. 그냥 좋아서 하는 거지요. 착한 일 한다는 얘길 들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져요"(구방실, 숙명여대 2학년)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거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때면 가슴이 뿌듯해진다. 아저씨, 오빠뻘 학생 4명에게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쳤던 권주희양(이화여대 1학년)은 올해 4명이 모두 대학에 합격해서 뛸듯이 기쁘다. 장애인 특례입학의 기회를 마다하고 일반전형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가고자 재수의 길을 택한 진미의 동갑내기 "제자"에게도 올핸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간혹 소개받은 선생님 만나길 꺼리며 연락을 끊는 학생이 나타날 때가 제일 안타깝다.

                대학 진학만 놓고서 기뻐하다가도 참우리의 "한계"를 생각하면 우울해지고 만다. 대학에 들어가면 임무 끝. 대학생활이나 졸업후 사회생활에까지 도움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과 차별이 사라져야 될 일.

                "장애인이 내 곁에 가까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의 또다른 부분을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배려할줄 아는 마음씨를 배우지요. 참우리의 그런 한걸음 한걸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박병호, 서강대 2학년)

                참우리는 공부 가르치기 말고도 여러 일을 한다. 점자로 번역한 교재와 시험문제지를 제작하는 작업도 큰일이다. 해마다 여름방학때면 맹학생들과 함께 조촐한 "여름여행"도 떠난다. 손에 손잡고 세상 나가보기, 인터넷에 참우리 홈페이지(my.netian.com/~chamuri)도 개설해놓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매년 3월 학기초 회원 모집기간엔 가입자가 쇄도하지만 연말이 되면 절반도 남지 않는다. 무엇하는 동아리인지 궁금해하며 한번쯤 연락해 볼 정도의 관심과 성실함만 있으면 회원이 될 수 있다.

                세상의 눈이 되어 소외된 장애인에게 결승점까지 완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참우리. "작은 빛"이 되어 평등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 취재수첩 -

                "맹학생과 더 가까이 다가앉을 동아리방 마련이 우리의 참꿈"                 


                참우리는 올해 작은 동아리방을 가지고 싶다. 대학가 카페를 돌아다니며 회의나 토론모임을 갖다 보니 효율적으로 일하기가 어렵다. 동아리 살림을 맡고 있는 회장단이 늘 뿔뿔이 흩어져 있어 문의전화도 제대로 받기 힘든 실정. 지난 연말 정기총회에서 학습봉사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동아리방을 마련하기로 결의했지만 그리 쉽지 않다.

                동아리방이 생기면 좋은 점이 많다. 전화연락이 편리해져 대학생 교사와 맹학생들간의 연결이 전보다 훨씬 더 원활해질 수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점자 교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관할 공간도 생긴다. 점자 프린터를 여러대 설치, 교재 점역 일을 하거나 입시관련 자료를 모아서 진학지도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맹학생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3월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동아리방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현재 맹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는 1천만원대의 작은 임대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 학기당 1만원씩 받는 회비와 매년 5월 개최하는 "일일호프" 수익금이 운영비의 전부인 참우리로선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발로 뛰어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참우리를 알리고 "후원"을 청하고 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똑같은 기회를 갖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우리의 일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리라고 믿습니다."

                ※ 취재에 응한 참우리인들
                박병호(97,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김진미(97, 덕성여대 심리학과), 선주현(97, 덕성여대 서반아어과), 구방실(98,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권주희(98, 이화여대 사학과), 김현주(98, 숙명여대 경영학과)

                ※ 위의 신문기사 중 굵은 글씨로 표시된 부분은 원래 신문기사에서 잘못 작성된 부분을 수정한 것입니다.(단, 헤드라인 및 중간에 있는 박스 기사는 제외)

                ※ 사정상 사진은 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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